[파이낸셜뉴스] 호르몬은 생명의 진화와 함께 종에서 종으로 전달되고 발전했다. 생명이 존재하는 한 반드시 존재할 화학물질이 있다면 바로 '호르몬'이다. 이런 의미에서 호르몬은 불멸이다. 안철우 교수가 칼럼을 통해 몸속을 지배하는 화학물질인 호르몬에 대해 정확히 알려주고 삶을 좀더 건강하고 행복하게 보낼 방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음식 vs 뇌자극, 24시간 굶긴 쥐의 선택은? [안


도파민이 처음 알려진 것은 1953년 한 동물실험을 통해서다. 하버드의 두 대학원생이 쥐의 특정 뇌 영역에 전극을 이식하고 미로에 집어릴게임오션파라다이스
넣은 후 특정 장소에 갈 때마다 전류를 흘리는 실험을 했다.
전극을 이식한 부위가 고통을 유발하는 ‘처벌 중추’이기 때문에 두 사람은 당연히 쥐가 그 장소로 돌아가는 걸 싫어하게 될 거라고 예측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쥐는 계속 다시 돌아가서 전기 자극을 받고 싶어했다. 마치 그 자극을 즐기는 것처럼! 알고 보니 이들이 전극을 이식한 곳바다이야기사이트
은 처벌 중추에서 살짝 빗겨 나간 ‘중격영역’이었다. 두 사람은 실험을 반복한 후 뇌에 보상을 제공하는 부위가 있고 쥐가 이 보상을 얻기 위해 같은 장소로 돌아가는 행동을 반복적으로 한다는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몇 년에 걸쳐 비슷한 실험을 계속했다. 놀랍게도 쥐는 먹이를 얻는 일차적 보상보다도 뇌의 보상 영역을 직접적으로 자극디엔에이링크 주식
받는 것을 더 좋아했다. 심지어 쥐들을 24시간 동안 굶긴 후 먹이를 얻을 수 있는 레버와 뇌 자극 레버 중 선택하게 하자 쥐들은 아무런 망설임 없이 뇌 자극 레버를 눌렀다. 심지어 한 시간에 무려 2,000번이나 레버를 누른 쥐도 있었다. 연구자가 실험을 중단하지 않았다면 아마도 쥐는 굶어 죽었을 것이다.
쥐를 이토록 집착하게 만든 행사가격
‘보상’이란 무엇일까? 단순히 쾌감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것은 쾌감과는 다르다. 정말로 어떤 짜릿한 육체적 감각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원하는 것을 얻었을 때 기쁨, 환희, 희열과 같은 감정이 밀려오는 것을 뜻한다. 육체적 쾌감보다는 ‘해냈다’는 만족감, 성취감, 의기양양함, 이런 감정이 바로 보상이다.
쥐 실험이 발표되고 몇 년 후바다이야기규칙
보상 영역에서 분비되는 화학물질의 핵심이 도파민이고 이것이 인간의 뇌에서도 똑같이 분비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도파민 보상 시스템의 발견은 뇌신경학뿐만 아니라 심리학, 행동과학 등에서 엄청난 사건이었다. 이것으로 동물과 인간의 많은 행동이 설명되기 때문이다.
동물이 먹이를 얻기 위한 습성을 어떻게 발달시키는지, 짝짓기를 위해 왜 구애를 하고 위험한 행동을 무릅쓰는지, 인간이 왜 어려운 목표를 정하고 그걸 이루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 하는지, 이 모든 것이 뇌에서 분비되는 화학물질 때문이라는 건 정말 충격적인 진실이다.
이러한 보상 체계를 인간뿐만 아니라 동물과 식물까지 갖고 있다는 건 생명의 생존에 이것이 필수라는 걸 의미한다. 갖은 노력을 다 해서 마침내 원하는 것을 얻었을 때 뇌를 가득 채우는 기쁨과 만족이 주어지지 않는다면 생명은 살아갈 노력을 하지 않을 것이다.
실제로 도파민 신경을 차단하여 쥐의 뇌에서 모든 도파민을 고갈시키면 쥐는 더 이상 음식을 찾아다니지 않는다. 심지어 음식이 옆에 놓여있어도 먹으려 하지 않는다. 이때 쥐의 혀에 설탕을 넣어주면 쥐가 맛있어 하며 먹는다. 맛있다는 걸 느끼는 감각은 그대로 살아있다. 그러나 설탕을 더 먹으려고 어떤 행동을 한다거나 먹이를 찾아내려는 노력은 전혀 하지 않는다. 도파민이 사라지면 의욕도, 적극적인 행동도 모두 사라져버린다.
보상 시스템이 중요한 이유는 보상을 얻기 위해서는 노력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앞에 소개한 쥐 실험에서 쥐들은 뇌 자극을 얻기 위해 복잡한 미로를 헤매며 뇌 자극을 얻을 수 있는 장소로 돌아갔다. 그리고 실험을 거듭할수록 가장 단거리로 빠르게 장소를 찾아냈다. 과학자들은 이것을 ‘학습’과 ‘강화’라고 표현한다. 보상이 동기부여가 되어 보상을 얻기 위한 행동을 학습하게 하고 그것을 반복하며 강화하는 것을 뜻한다.
예를 들어 아기는 큰 소리로 울면 부모가 달려와서 젖을 준다는 걸 학습하고 배가 고플 때마다 운다. 방긋방긋 귀엽게 웃으면 엄마와 아빠가 더 예뻐해준다는 것도 학습하고 애교를 부리는 행동을 강화한다.
아이들은 어떤 행위로 어른들의 칭찬을 들으면 그 행위에 더 몰두한다.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거나, 스포츠 경기에서 메달을 따거나, 새로운 기술을 배웠을 때 느끼는 기쁨. 그 기분 좋은 상태를 다시 얻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학습하고 행동에 나서는 것이 보상 시스템의 핵심이다.
필자가 왜 도파민을 20대에 꼭 필요한 호르몬으로 꼽았는지 이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삶은 노력하고 성취하고 보상을 받는 과정의 반복이다. 도파민 보상 시스템이 잘 발달한 사람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더 노력할 것이고, 반복적인 학습을 통해 그 행동을 강화할 것이다. 더 적극적으로 도전하고 행동에 나설 것이다. 모두 사회에 막 발을 내딛는 젊은이에게 꼭 필요한 자질이다.

/안철우 강남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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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