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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장까지 날카로운 현정은 처음 모습 내려섰다. 미친개한테[씨네프레소-164] 영화 ‘댐드 유나이티드’*주의: 영화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1974년 당시로는 영국 최고의 명문 구단이었던 리즈 유나이티드는 서른 아홉살의 지도자 브라이언 클러프를 감독으로 발탁한다. 직전 소속팀에서 미흡한 성적으로 교체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감독이었다. 리즈 유나이티드로서는 도전을 한 셈이다.
그리고 한 달 하고 보름도 채 지나지 않아 클러프를 경질하기에 이른다. 도대체 44일이라는 짧은 시간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댐드 유나이티드’(2009)는 ‘갑작스레’ 일어난 것 같은 세상의 대부분 일은 과거에 뿌려둔 씨에서 비롯된 것임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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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즈 유나이티드 감독으로 취임한 브라이언 클러프. 그는 팬들에게 환영받지 못했다. 팬들은 ‘레비가 지배한다’는 메시지를 들어 보이며 클러프를 압박했다. 레비는 클러프 직전에 리즈의 감독을 맡았던 인물이다. [IMDb]
학자금대출연체율 존경했던 선배 감독, 가까이서 보니 경멸하게 됐다
이야기는 1968년, FA컵 3라운드 대진표를 짜는 날에서 시작된다. 2부리그 하위에서 맴돌던 더비 카운티는 1부리그 최상위 팀인 리즈 유나이티드와 대전하게 됐다.
더비 카운티를 이끌던 브라이언 클러프는 환호하는데, 영국 최고의 팀 부동산매매 과 맞붙게 되면 경기 흥행은 떼놓은 당상이었기 때문이다. 더비를 전국적으로 알리기에 좋은 기회였음은 물론이다.
영화는 클러프가 기뻐하는 데에는 그보다 더 근본적 이유가 있음을 암시한다. 그는 리즈 유나이티드의 돈 레비 감독을 우러러봤다. 레비는 2부 리그에서 좀체 벗어나지 못하던 리즈를 영국 최고의 팀으로 만든 주인공이었고, 그를 만나는 저신용자 창업지원 대출 사업을 출범 건 영광스러운 일이었다.
‘올해의 감독상’을 받고 수상 소감을 밝히는 돈 레비 감독. [IMDb]
클러프의 설렘은 순수한 존경심에서 나온 셈이었다. 한 분야 최고의 전문가와 같은 무대에 서볼 수 공무원 개인회생 있는 경험. 그건 자기 업에 애정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느낄 법한 감정이다.
클러프는 더비 카운티 홈구장을 찾게 된 리즈 유나이티드 선수단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청소에 직접 참여하고, 선수들이 씻은 후 몸을 말릴 수건을 직접 준비한다. 돈 레비 감독과 한 잔을 기울이기 위해 술도 준비한다.
욕실 청소에 직접 참여하는 클러프. 영국 최고의 구단을 상대하게 된 만큼, 그들에게 최고의 경험을 선사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IMDb]
드디어 리즈 유나이티드가 더비 카운티 구장에 도착하고. 클러프는 상대를 향한 존중을 가득 담아 돈 레비에게 악수를 청한다.
그러나 기대와는 딴판으로 일이 전개된다. 돈 레비는 클러프의 자기소개를 듣지 못하고 그대로 지나쳐버린다. 클러프가 정성스레 마련해둔 술잔을 건넬 기회도 없었다.
경기장에서는 더 실망스러운 일이 생기는데, 리즈 유나이티드의 플레이가 매너 없고 거칠었던 것이다. 더비 선수들을 다치게 해도 상관없다는 듯 강 태클을 거는 것은 물론이고, 할리우드액션으로 페널티킥을 얻어 골을 넣기까지 한다. 돈 레비는 선수들의 이런 모습을 장하다는 듯 바라보고, 이 모습을 다시 보는 클러프의 마음엔 한 가지 생각이 지나친다.
‘돈 레비, 너 내가 잡는다.’
돈 레비 감독에게 모욕적인 대우를 받은 후 실망한 클러프. [IMDb]
질투와 증오, 그를 키우는 거름이 되다
클러프는 이후 더비 카운티를 성장시키기 위해 모든 방법을 동원한다. 이미 나이가 들어 은퇴하기 직전인 선수를 영입하는 파격적인 스카우트를 단행한다. 신체적 기량은 예전보다 떨어졌을지언정 전체 판을 읽는 능력은 우수하다는 점을 눈여겨본 것이다. 아직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전인 루키들도 발탁한다.
여기에 더해 철저한 훈련까지 거치며 더비 카운티는 이전에 없었던 실력을 뽐내게 된다. 결국 2부리그 우승컵을 거머쥔다. 영화가 이와 같은 플롯을 통해 보여주고 싶은 것은 한 가지다. 상대방을 향한 질투와 증오가 클러프의 커리어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원동력이 됐다는 점이다. 물론 영화적 과장이 섞여 있겠지만 완전한 허구도 아니다. 클러프는 당시 공개적으로 ‘더티 리즈’라는 말로 리즈 유나이티드를 비난했다.
더비 카운티와의 경기에서 승기를 잡고 기뻐하는 리즈 유나이티드 선수들의 모습 [IMDb]
자기를 파괴할 정도로 커진 미움
문제는 미움이 자기에게 독이 될 정도로 커져 버렸다는 것이다. 영화에는 더비가 1부리그로 승격한 뒤에도 클러프가 계속해서 리즈를 잡는 데 집착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더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리즈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 최고 라인업을 출전시킨 것이 대표적이다. 선수들의 체력을 안배하는 것이 감독의 중요 임무임을 고려할 때, 이는 자기 욕심 때문에 팀을 해친 행위로 평가됐다.
우여곡절 끝에 클러프는 리즈의 사령탑을 맡게 된다. 그러나 이제 선수들과의 관계가 걸림돌이 됐다. 지속해서 자신들을 ‘더티 리즈’로 비난해온 감독을 존경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선수들이 클러프의 지시를 듣지 않으며 팀은 졸전을 거듭하게 됐다. 여기에 더해 클러프는 레비의 색을 지우기 위해 무리수를 둔다. 팀원들과의 조화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외부에서 선수들을 끌어오기 시작한 것이다. 경영진은 이 리더십이 더 지속되기 어렵다는 판단하에 그를 한 달 보름 만에 자르게 된 것이다.
요크셔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설전을 펼치는 클러프(가운데)와 돈 레비(오른쪽). [IMDb]
5년 후를 위해 지금 뭘 해야 할까
이 작품은 구성을 통해 메시지를 전한다. 사건을 시계열로 나열하지 않고, 현재와 과거를 오가는 방식을 채택한 것이다. 현재의 브라이언 클러프가 ‘잘 나가는’ 이유를 찾기 위해 6년 전으로 시계를 되돌리고, 또 ‘위기에 봉착한’ 원인을 찾기 위해 5년 전을 돌아보는 식이다. 그는 수년 전 어느 날 받은 굴욕을 씻기 위해 분투했고, 그것이 그를 주목받는 감독의 대열에 올렸다. 그러나 수년 전부터 키워온 분노의 감정이 주변 사람들에게 또 다른 형태의 원망을 남기며, 최고의 자리에서 끌어내려지는 굴욕을 겪어야 했다.
클러프 감독을 둘러싼 리즈 선수들. 그를 향한 적개심이 느껴진다. [IMDb]
우리는 지금 마주한 ‘뜻밖의’ 현실에 당혹할 수도, 흡족해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건 결코 ‘뜻밖이거나’ ‘갑작스러운’ 것이 아니라고 영화는 얘기한다. 시계를 수년 전 어느 날로 되돌려 보면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광경의 출발점이 되는 무언가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건 아주 오랜 시간 싹을 틔우고, 가지를 뻗으며 우리 삶에서 커온 하나의 씨앗이었다는 것이다. 절대 우연의 산물이 아닐 뿐 아니라 대부분은 내가 초래한 일이다. 그렇다면 반대로, 지금의 현실이 맘에 안 든다고 절망할 필요도 없다. 수년 후의, 또 수십 년 후의 만족스러운 하루를 위해서 오늘부터 싹을 뿌리면 되는 것이다.
‘댐드 유나이티드’ 포스터 [IM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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