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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건엔 이유가 있고 그 배경엔 정책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행복한 삶을 위해선 어떤 정책이 필요할까요. 복잡한 보건복지 정책을 알기 쉽게 풀어드립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1일 충남 계룡대 대연병장에서 열린 건군 77주년 국군의 날 기념행사에서 박정훈 해병 대령에게 훈장을 수여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장면1. 최근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전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대검찰청에 두 차례 “신중”을 언급한 걸 시인했습니다. 그러 바다이야기합법 면서도 ‘수사 외압’이라고 반발한 검사들을 향해서는 “항명”이라며 꾸짖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항명 검사를 파면하는 법안까지 발의했습니다. 불과 한 달 전, 이재명 대통령은 ‘채 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을 폭로한 뒤 항명 혐의로 재판을 받다 무죄가 확정된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에게 훈장을 수여했습니다.
#장면 황금성사이트 2. 윤석열 전 대통령은 검사 시절 “어떤 권력도 법 위에 있어선 안 된다”며 조국 당시 법무부 장관 일가 수사 등을 지휘했습니다. 그런데 대통령 취임 후엔 부인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각종 의혹에도 번번이 특검법을 거부했습니다. 비상계엄 이후에는 법원이 발부한 체포영장 집행을 거부했을 뿐 아니라, 구치소에서는 속옷 차림으로 버티며 구인 명령에도 불응했습니다 바다이야기온라인 .
이런 장면을 보며 인지적 불편감을 경험하는 건 기자만이 아닐 겁니다. ‘같은 권력자가 어떻게 이렇게 달라질 수 있지’라는 질문이 머릿속을 떠나질 않지요. 흥미로운 건, 이런 권력자의 이중적인 태도가 국민의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입증됐다는 점입니다. ‘정치인의 위선이 사회적 불신을 키운다’는 말은 단지 비유적 알라딘게임 표현이 아니라, 실제로 인지부조화와 스트레스 반응을 유발하는 사회심리적 현상이라는 거죠.
● 인지부조화 — 마음이 불일치를 견디는 방식
사람은 스스로 합리적이라고 믿고 싶어 합니다. 그런데 내가 믿는 것과 눈앞의 현실이 정면으로 충돌하면 마음속에 불쾌한 긴장이 생깁니다. 1957년 미국 심리학자 레온 페스팅거가 이름 붙인 릴게임바다이야기 ‘인지부조화(cognitive dissonance)’ 이론입니다. 심리학개론 시간에 들어보셨죠?
심리학계의 명저 ‘예언이 빗나갈 때(When Prophecy Fails)’의 표지. 이 연구서는 극렬히 믿었던 사실이 어긋났을 때 진실을 받아들이기보다는 기존의 신념을 뒷받침할 근거를 끌어모으는 ‘인지 부조화’를 조명해 인간의 나약함을 드러냈습니다. 이런 행태가 오늘날 한국의 극우·극좌 집단과 겹쳐 보이지는 않으시나요.
그가 쓴 현장 관찰 연구서 ‘예언이 빗나갈 때(When Prophecy Fails)’ 내용을 잠시 소개하겠습니다. 연구자는 1950년대 미국 중서부에서 활동하던 종말론 단체에 잠입했습니다. 교주는 곧 대홍수가 일어나 인류가 멸망하고 소수의 신도만 구출될 거라고 주장했습니다. 일부 신도는 이를 믿고 직장을 그만두고 재산을 팔아치웠을 뿐 아니라 가족과도 연을 끊었죠. 그리고 약속했던 ‘그날’이 왔지만, 세상은 멀쩡했습니다.
신도들은 신념을 포기했을까요. ‘어찌 된 일이냐’며 교주에게 따졌을까요. 실제로는 정반대의 일이 일어났습니다. 신념을 포기하기는커녕 더 강력하게 예언에 매달리게 된 겁니다. 이들은 ‘우리의 기도 덕에 재앙이 연기됐다’는 교주의 말을 전적으로 지지하며 전보다 더 적극적으로 포교에 나섰습니다.
페스팅거는 예언 실패가 신도들에게 거대한 인지부조화 상황을 만들었다고 진단했습니다. 특히 집까지 처분하는 등 되돌릴 수 없는 행동을 많이 한 사람일수록 부조화가 극심해지고, 그 긴장을 줄이기 위해 오히려 신념을 더 강화하게 됐다는 겁니다. 인간은 ‘거짓이 드러난 뒤 진실을 받아들이는’ 합리적 이성체가 아니라, 기존 신념을 지키려는 경향이 더 강한 나약한 존재라는 씁쓸한 결론이었습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한 소셜미디어 그룹에 올라온 사진. 게시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방한했을 당시 윤 전 대통령을 면회하기 위해 서울구치소를 비밀리에 방문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당연히 합성된 가짜 사진이었습니다. 소셜미디어 캡처
페스팅거가 관찰한 광신도 집단의 행태가 오늘날 한국의 극우·극좌 집단과 겹쳐 보이지는 않으시나요. 두 사례는 모두 인지부조화 이론으로 설명이 가능합니다. 특정 정치인에게 강하게 동일시한 사람일수록, 그 인물이 과거와 다른 말을 하거나 위선을 드러냈을 때 지지를 철회하기보다는 “그럴 만한 사정이 있었을 것” “상황이 달라졌다”는 식의 새로운 설명을 만들어냅니다. 강성 지지층일수록 ‘자기 방어 강화 → 해당 지도자에 대한 믿음 강화 → 반대 진영에 대한 적대감 증폭’의 고리를 반복합니다. 그 과정에서 현실을 직시하는 것 자체가 고통이 되기 때문에, 결국 믿을만한 뉴스는 끊어버리거나 상대 진영을 ‘악’으로 단순화해 버리는 ‘도덕적 피로(moral fatigue)’ 상태로 빠져들게 됩니다.
● 우리는 왜 위선을 유독 싫어하나
그런데 이른바 ‘아스팔트 지지층’이야 합리화를 통해 마음의 평안을 얻는다고 해도, 대다수의 국민은 어떨까요. 이를 예측한 또 다른 논문이 2017년 미국 예일대와 하버드대 연구진의 ‘우리는 왜 위선자를 싫어하는가’입니다.
연구진은 피험자 619명에게 인터넷에서 음악을 불법 다운로드 받는 세 사람을 보여줬습니다. 그중 한 명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다른 한 명(거짓말쟁이)은 ‘나는 불법 다운로드 같은 거 안 해’라고 했고, 나머지 한 명(위선자)은 ‘불법 다운로드는 도덕적으로 잘못된 일이야’라고 했습니다.
2017년 미국 예일대와 하버드대 연구진 실험에서 ‘위선자’는 ‘거짓말쟁이’보다 더 낮은 신뢰점수를 받았습니다. 사람들은 위선을 ‘도덕적 신호를 가장해 타인을 기만하는 행위(false signaling)’로 인식했기 때문이라는 게 연구진의 분석입니다. 논문 캡처
그 결과 사람들은 단순한 위반자나 거짓말쟁이보다 ‘도덕적인 척하며 남을 훈계하는 위선자’를 훨씬 더 싫어했습니다. 사람들은 위선을 ‘도덕적 신호를 가장해 타인을 기만하는 행위(false signaling)’로 인식했기 때문이라는 게 연구진의 분석입니다. 연구진이 ‘프린트할 때 양면 인쇄 대신 일부러 한 면 인쇄로 종이를 낭비하기’ ‘엄마 전화를 일부러 받지 않기’ 등 상황을 바꿔가며 실험해도 결과는 같았습니다.
재밌는 점은 위선자 중에서도 스스로 위선을 인정한 ‘정직한 위선자’는 어느 정도 용서받았지만, 위선을 부인하는 사람은 가장 낮은 신뢰 점수를 받았습니다. 즉, 사람들은 잘못 그 자체보다 ‘거짓된 도덕’을 경멸한다는 겁니다. 정치인이 자기모순을 합리화하거나 상황 논리로 덮을 때, 국민은 본능적으로 ‘속았다’는 감정을 느끼고 심리적 피로·분노로 이어집니다.
권력자의 ‘내로남불’이 민주주의에 대한 신뢰 자체를 손상한다는 걸 보여준 연구는 또 있습니다. 덴마크 로스킬레대 연구진은 올해 초 논문 ‘이중잣대가 미치는 영향: 정치적 위선은 민주주의 신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서 성인 1038명을 상대로 실험한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한 집단에는 단순한 비리만 보도된 기사를 보여줬고, 다른 집단에는 “평소 청렴을 강조하던 정치인이 같은 비리에 연루됐다”는 위선 프레임의 기사가 주어졌습니다.
그 결과 평소 도덕적인 척했던 정치인의 잘못이 드러났을 때 ‘민주주의가 제대로 기능한다’는 신뢰는 유의미하게 더 떨어졌습니다. 비리 액수나 구체적 내용보다 “평소 한 말과 실제 행동이 다르다”는 정보가 민주주의 신뢰를 갉아먹는 데 더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즉, 부패 그 자체보다 “말과 다르게 행동하는 권력자”가 민주적 제도에 대한 신뢰를 더 강하게 붕괴시키는 촉매 역할을 한 셈입니다.
● 신뢰가 무너질 때 생기는 일
권력자의 위선은 단순히 불쾌함을 넘어 ‘실제로’ 국민의 정신건강을 갉아먹는 위험 요인입니다. 2023년 성균관대와 이화여대, 미국 시카고대 연구진이 발표한 ‘정치적 신뢰와 정신 건강, 코로나19 팬데믹’ 논문에 따르면 정치적 신뢰가 낮은 사회는 우울 증상이 최대 2배로 높았습니다. 특히 건강이 취약한 집단에서 그 효과가 더 강했습니다. 66개국의 노인 1만3000명을 다층모형으로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치제도에 대한 신뢰가 실제로 정신건강의 완충 역할을 한다는 뜻입니다.
정치 뉴스 댓글창만 봐도 이런 과정을 체감할 수 있습니다. “어차피 다 똑같다” “정치는 더러워서 관심 끊었다”는 냉소는 사실상 ‘집단적 인지부조화의 탈출구’입니다. 마음의 평화를 지키려면 정치 자체를 삶의 바깥으로 밀어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정치와 삶은 분리될 수 없습니다. 세금, 연금, 의료·돌봄, 노동 조건을 결정하는 것이 정치이기 때문입니다.
신뢰는 사회를 지탱하는 보이지 않는 자본입니다. ‘법 앞에서 모두가 평등하다’는 확신이 사라지면, 아무리 재정이 튼튼해도 사람은 불안을 느낍니다. 신뢰는 권력자의 일관된 언어와 책임 있는 태도에서 나옵니다. 반면 “그때는 틀렸지만 지금은 괜찮다”는 합리화가 반복될수록 국민의 인지부조화는 심해지고, 사회는 무기력에 빠집니다.
시민이 바라는 건 완벽한 정치인이 아닙니다. 누구나 실수하고 잘못 판단할 수 있습니다. 연구들이 공통으로 말하는 건 실수보다 위선이 더 큰 피해를 낳는다는 점입니다. 잘못을 저질렀다면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지는 지도자에게 시민은 훨씬 관대합니다. 이런 권력자를 기대하는 건 지나친 바람일까요.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기자 admin@seastorygame.top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1일 충남 계룡대 대연병장에서 열린 건군 77주년 국군의 날 기념행사에서 박정훈 해병 대령에게 훈장을 수여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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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장면을 보며 인지적 불편감을 경험하는 건 기자만이 아닐 겁니다. ‘같은 권력자가 어떻게 이렇게 달라질 수 있지’라는 질문이 머릿속을 떠나질 않지요. 흥미로운 건, 이런 권력자의 이중적인 태도가 국민의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입증됐다는 점입니다. ‘정치인의 위선이 사회적 불신을 키운다’는 말은 단지 비유적 알라딘게임 표현이 아니라, 실제로 인지부조화와 스트레스 반응을 유발하는 사회심리적 현상이라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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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스스로 합리적이라고 믿고 싶어 합니다. 그런데 내가 믿는 것과 눈앞의 현실이 정면으로 충돌하면 마음속에 불쾌한 긴장이 생깁니다. 1957년 미국 심리학자 레온 페스팅거가 이름 붙인 릴게임바다이야기 ‘인지부조화(cognitive dissonance)’ 이론입니다. 심리학개론 시간에 들어보셨죠?
심리학계의 명저 ‘예언이 빗나갈 때(When Prophecy Fails)’의 표지. 이 연구서는 극렬히 믿었던 사실이 어긋났을 때 진실을 받아들이기보다는 기존의 신념을 뒷받침할 근거를 끌어모으는 ‘인지 부조화’를 조명해 인간의 나약함을 드러냈습니다. 이런 행태가 오늘날 한국의 극우·극좌 집단과 겹쳐 보이지는 않으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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